한국에서도 유럽의 낭만과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들이 있다. 이탈리아의 예술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 프랑스의 동화 같은 매력을 선사하는 쁘띠프랑스, 철도 테마로 동화 같은 기차 마을을 경험할 수 있는 삼척 하이원추추파크, 365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봉화 분천 산타마을, 그리고 독일과 유럽의 정취를 담은 정읍 엥겔베르그 유럽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겨울철에는 더욱 아름다운 풍경과 축제로 여행객을 사로잡는 이곳들을 살펴보자.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
2021년 5월 개관한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국내 유일의 이탈리아 테마파크로, 가평 청평면에 위치한 약 3만 3천여㎡의 부지 위에 조성되었다. 이곳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옮겨놓아, 흡사 이탈리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마을 이름처럼 주요 테마는 ‘피노키오’와 ‘다빈치’다.
피노키오의 모험으로 유명한 작가 카를로 콜로디를 기념하며 콜로디 재단과의 제휴로 흥미로운 전시와 공연이 상설 운영된다. 동시에,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티브로 그의 업적과 관련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12월에는 피노키오&어린왕자 별빛축제가 열려, 겨울밤 반짝이는 별빛 아래 따뜻한 낭만을 선사한다.
이곳의 통합 요금으로 자매 마을인 쁘띠프랑스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2008년 개관한 쁘띠프랑스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주제로 한 프랑스 테마파크로, 유럽의 이국적인 매력을 더한다. 또한, 인근 자라섬에서는 산책과 캠핑을, 아침고요수목원에서는 한국 전통 정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자연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가평의 매력은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삼척 하이원추추파크
겨울철 하얀 설경 속에서 이색적인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하이원추추파크는 철도 테마 리조트로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트레인을 운영한다. 험준한 산악 지형을 지그재그로 오르내리는 스위치백트레인은 가파른 경사를 오르며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레임을 준다. 1963년 개통 이후 폐쇄되었던 스위치백 구간을 복원해 운영 중이다.
기차 외관은 증기기관차를 연상시키지만, 내부는 클래식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하루 두 차례 힘차게 달리는 스위치백트레인에서는 웅장한 오봉산과 설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기차는 흥전삭도마을에 정차하며, 이곳에서 마을 부녀회가 판매하는 잔치국수 한 그릇으로 겨울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추추파크 주변에는 과거 폐광 지역의 역사를 담은 운탄고도 7길이 이어져 있다. 이곳은 삼척뿐 아니라 영월, 정선, 태백까지 이어지며, 폐광의 아픔을 치유하고 새롭게 탄생한 문화 공간들로 여행의 흥미를 더한다. 특히 도계유리나라에서는 석탄 폐석을 활용한 유리 공예 시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도계나무나라의 나무놀이터는 어린아이들에게 인기다.
정읍 엥겔베르그 유럽마을
정읍의 숨은 보석 엥겔베르그 유럽마을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문화를 만날 수 있는 테마 여행지다. 웰니스 관광과 휴양을 위해 조성된 이 마을은 구석구석 유럽의 감성을 담아냈다. 여행객들에게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유로마켓 베이커리 카페로, 내부는 앤티크 소품과 가구로 장식되어 마치 유럽 저택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카페에서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애프터눈티 메뉴가 인기이며, 3층의 앤티크 라운지는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약 30분간 관람할 수 있다. 이곳은 오래된 유럽의 감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품고 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오리엔탈 티롤 차 박물관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다구와 다기가 전시되어 있어 유럽 속에서 동양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엥겔베르그 주변에는 정읍의 또 다른 명소들도 있다. 정읍사와 한국가요촌 달하에서는 한국 전통 가요의 역사를, 갤러리카페 이오일스페이스에서는 세계적인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정읍쌍화차거리의 따뜻한 쌍화차 한 잔은 겨울 여행의 피로를 녹여준다.
대전의 노을명소, 대동하늘공원과 주변 이야기
대동하늘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된 대동 하늘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좁은 골목과 서로 기대어 지어진 오래된 집들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곳의 벽화들은 마을 분위기를 따뜻하고 정감 있게 만들어준다. 공원으로 올라가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은 연애바위가 등장하는데, 예전 좁은 집에서 대가족이 살던 시절 젊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공원의 상징인 빨간 풍차는 노을 명소로 유명하다. 해질녘 풍차가 서 있는 동산에서 도시 너머로 붉게 물든 하늘을 감상하는 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계단을 오르면 노란 별 조형물과 색색의 바람개비들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풍차 앞에서 펼쳐지는 감동적인 풍경은 올라온 수고를 보상해준다.
대동천이 흐르는 소제동은 일제강점기 철도 종업원과 기술자를 위한 관사촌이었으며, 현재는 리모델링된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서 독특한 카페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은 매년 9월 대전 빵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남간정사와 문충사 같은 유서 깊은 명소들도 대전의 역사와 전통을 보여준다. 남간정사는 우암 송시열이 세운 서당으로, 마당에는 송시열이 직접 심었다는 배롱나무가 남아 있다. 문충사는 그의 후손인 송병선과 송병순 형제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지금도 후손들이 관리하며 그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
봉화의 겨울 동화, 분천 산타마을
분천 산타마을은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기차를 타고 도착하면 빨간 지붕의 역사가 방문객을 맞이하며, 역사 앞 광장에는 귀여운 루돌프와 산타 모형들이 크리스마스 동화를 연상시킨다. 썰매에 올라 산타와 사진을 찍거나, 곳곳의 포토존에서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산타우체국에서 크리스마스 엽서를 쓰고, 루돌프 열차를 타며 겨울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12월 21일부터 시작되는 축제는 마을 전체를 반짝이는 조명과 함께 더욱 아름답게 물들인다.
기차 여행을 좋아한다면 V-Train(백두대간협곡열차)을 추천한다. 협곡 사이를 달리며 오직 기차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양원역과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라 불리는 승부역에 내려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누릴 수 있다.
봉화는 또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산골마을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억지춘양시장으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봉화 지역에만 103개의 정자가 존재하며, 이를 중심으로 한 봉화정자문화생활관에서는 한국 누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